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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콜롬비아에서 공학을 공부하다가 정치적 망명자로 프랑스로 떠났습니다. 그곳에서 학업을 다시 시작하셨나요? 언어를 모르는 상태에서 수업을 듣는 것은 어땠나요?
저는 대학에 입학한 후 수학과 컴퓨터 과학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전자공학과 로봇공학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비폭력과 인간애에 대한 새로운 감각을 일깨워 준 특별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마하트마 간디와 넬슨 만델라를 연구하면서, 그때까지 몸담고 있던 M-19에서의 활동을 완전히 중단하고 학업에 전념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교수님들은 제가 언어를 완전히 익히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제가 수업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마다 제 집으로 찾아오셨습니다. 제가 살던 곳은 창문도 없는 6제곱미터 남짓한 작은 방이었죠. 교수님들은 저에게 기술 용어가 담긴 사전도 선물해 주셨습니다. 그분들은 정말 관대하셨습니다.
그러한 학업이 결국 로봇 공학의 세계로 들어가는 계기가 되었군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학업에 전념했고, 저라는 사람 자체에 깊은 관심을 가져 준 훌륭한 교수님들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을 누렸습니다. 저는 수학, 컴퓨터 과학, 논리를 공부했고, 그 시기에 독일과 미국에서 온 교수님들이 인공지능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주제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그분들은 로봇 공학이라는 새로운 학문 분야가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수학과 전자공학과 연결해야 하고, 그 과정에 참여할 사람들이 필요하다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저는 주저 없이 그 세계로 뛰어들었습니다.
어느 날 한 교수님께서 저에게 프랑스에서 처음으로 로봇 공학만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교육 과정이 새롭게 개설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주셨고, 저는 곧바로 그곳으로 찾아갔습니다. 하지만 도착해 보니 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울타리를 넘어 사무실로 들어갔고, 거기에서 한 교수님을 만나 몇 가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 저를 그 과정에 받아들이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게다가 공부하면서 급여까지 받을 수 있는 과정이었습니다.
과정을 마친 후, 그들은 저에게 남아서 계속 연구할 것을 권유했고, 저는 조교로 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점점 단계를 밟아 올라가며 제 자리를 잡아갔습니다.
로봇 공학에서 도시를 연구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매우 정교한 기술을 개발했는데, 이를 통해 다수의 센서를 활용하여 여러 메카트로닉 시스템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매우 민감한 시스템을 조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프랑스 정부에서 저에게 이 기술을 원자력 산업에 적용해 보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했습니다. 저는 이를 수락했고, 1995년에 원자력 안전 분야에서 활용된 계획을 개발했습니다.
이후 프랑스 군이 저를 찾아와 이 기술을 무인 항공기 프로그램에 적용하는 것을 도와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 일이 1999년 또는 2000년 무렵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산업 정책 문제로 인해 중단되었고, 대신 정부는 저에게 동일한 기술을 민간 부문, 특히 위험 도시(seuil de risque) 에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위험 도시는 산업 지대와 가까워 환경적 위험이 큰 도시를 의미합니다.
제 역할은 시민들을 오염과 환경적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분야에 점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기후 변화가 도시에 미치는 영향, 도시는 왜 그렇게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가, 그리고 그 배출의 주체는 누구인가와 같은 문제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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