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젊은 건축가 상’을 말하다.

자료실/건축가

by 정예씨 2010. 8. 31. 23:30

본문



젊은 건축가 상에 대한 두 가지 견해


문화부 젊은 건축가 상은 한국건축가협회, 여성건축가협회, 새건축사협의회의 세 단체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심사 위원은 이 세 단체의 추천을 통해 꾸려지며, 지원할 수 있는 대상은 만 45세 이하의 건축가이다. 선발하는 건축가의 역량을 판단하기 위해서 계획안보다 완공작 우선으로 평가하며, 건축가의 사회 참여와 건축 활동들이 함께 평가된다. 매년 5명 이내로 선발되는 건축가가 전시와 작품집을 공동으로 발간하며, 건축가들의 활동을 위한 홍보와 프로모션을 문화부가 하게 된다.

젊은 건축가 상은 지원하는 건축가들뿐만 아니라, 수상자들에게는 건축 작품상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개인적인 영예이상의 것이다. 3,40대 건축가가 성장해 가는 과정에서 주어지는 은 건축가로서 중간 성적표와도 같을 것이고, 심사 위원이 기성 건축가라는 점에서 동료, 선배 건축가로부터 받는 인정이기도 한 것이다. 그리고 개인이나 단체가 아닌, 국가가 수여한다는 점에서 객관성을 더할 것이다. 또한 젊은 건축가 상에 대한 관심은 양극화 돼 가는 국내 건축계의 취약함을 대변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문화부로 주최가 달라지면서 기대되는 몇 가지들 중 하나가 건축가들에게 실제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는 점이다. 기회라는 것은 이제 막 질서 안으로 뛰어들어야 하는 젊은 건축가들에게는 더 요긴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젊은 건축가 상’, 법과 제도를 건드리다

건축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방식은 현재 문화부에서도 고심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다. 문화부산하단체, 기관를 비롯해 지자체의 문화 담당과에서 발주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도록 추천제를 시행하고 있으나 상당 부분 법, 제도적인 현실 문제에 부딪히고 있다. 대개 공공 프로젝트의 발주는 국가계약법, 관련 지방자치단체 계약법에 의해 이루어지다 보니, 수의 계약이나 지명 현상이 어렵다. 지자체 경우 지명 현상을 하는 근거가 있어야 하고, 혹은 지명 현상을 하더라도 건축사법에 근거해 국내 건축사가 아니면 참여하기 어렵다. ‘젊은 건축가 상수상자 대부분이 국내 건축사가 아닌 해외 건축사를 소유하고 있어 현행 법 체제 내에서는 문화부의 추천만으로 지원이나 혜택이 사실상 어렵다는 얘기다.

젊은 건축가 상운영위원장 한만원(한도시건축 대표)은 이 점에 대해 보다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해 있음을 이야기한다. “’젊은 건축가 상은 분명 젊은 세대를 위한 바탕을 마련해 주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 전제가 국가 발주 제도를 건드리는 것인데, 발주 제도 자체가 문화적 가치를 존중하는 관점에서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테면 갤러리에서 신진 화가를 등용해 키우지만 결국엔 갤러리가 신진 화가와 함께 성장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건축에서는 국가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고요. 건축에 많은 재정적인 투자를 마련하지 않아도 제도나 구조를 제대로 운영하는 것으로 실질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고, 파급 효과는 상당한 것이라 봅니다.”

건축 설계를 문화적이고 질적인 측면으로 본다면 영화, 음악, 출판, 방송, 문화 콘텐츠 등의 산업 분야를 포함하고 있는 문화산업진흥법에 건축 설계를 포함시켜 협상에 의한 계약이 가능할 수 있으나, 이 점은 국토해양부와 마찰이 있는 부분이다. 하지만 건축 설계에 대한 발주를 할 법령이 제대로 없는 상황에서 건설기술관리법에 의해 건축설계를 적용시키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시공 관점에서 건축설계가 이해되고 있고, 미술이나 산업디자인 분야에서 하는 협상에 의한 계약들도 엄밀하게 건축설계에 적용하기 어려운 것들이다. 결국 건축설계와 관련된 지원 사업이 되려면, 건축 설계를 발주할 수 있는 체계적인 법령이나 실행 방안이 마련이 돼야 하는 것이다.

젊은 건축가 상’, 시장으로부터의 출구 전략

젊은 건축가 상은 완공작을 중심으로 한 작품성 심사뿐만 아니라 건축가의 사회참여 활동과 그 사고의 일관성과 지속성에 주목한다. , 북미 지역의 40세 이하 젊은 건축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뉴욕의 젊은 건축가 상(The Architectural League Prize)’이 매년 주어지는 주제에 자신의 건축관과 방법론들을 보여 주는 작품과 포트폴리오 심사를 병행하고 있는 것과 유사성을 띠기도 한다.

한편으로 젊은 건축가 상이 재능 있는 건축가를 선발하여 육성한다는 측면이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건축 문화와 인식에 대한 전략적인 측면이 더 강하다. 선발된 젊은 건축가들이 공공 건축물에 참여한다는 것은, 가격 입찰 중심으로 설계자가 정해지는 방식에서 벗어나 질적인 기준과 가치에 의해 건축설계가 이루어질 수 있게 된다는 점이다. 공공 건축물을 중심으로 전체 건축물의 질적인 향상 또한 뒤따를 수 있는 것이다. 때문에 젊은 건축가 상지원 자격에는 한국인 건축가보다는 한국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건축가를 대상으로 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젊은 건축가 상을 통해 매년 5명 정도 선발된 건축가들이 건축가 그룹(design pool)’을 구성하여 운영된다.

이러한 기본적인 방향은 유로판(Euro-Programme architecture nouvell)과도 유사한 점이 있다. 유로판은 20여 개 유럽 국가들의 연합 설계 공모전으로, 40세 이하의 젊은 건축가가 아이디어를 통해 등용되는 제도라 할 수 있다. 도시 주거 문화에 대한 끊임없는 제안과 당선작이 실제로 프로젝트로 지어지면서 도시 건축 문화를 업그레이드 시킬 여지를 계속 만들어 주고 있다. 공공 건축물을 통한 가시적인 성과는 젊은 건축가 상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프랑스 경우에 전년도에 선발된 15명의 수상자(건축, 조경 포함)들은 전시나 출판 이외에 작년 기준(2008 10월에서 2009 1월까지)으로 229개의 현상설계에 참여하여 53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특이할 만한 것은 문화부를 중심으로 국공, 민간, 개인 발주처와 지방자치단체 및 출판 매체 등 70여 개 지원 단체가 구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결국은 지원이라는 것이 젊은 건축가들을 살리는 게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기회를 준다는 측면이 강하다. 건축 문화를 위한 젊은 건축가들의 인큐베이팅이라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리고 제도적인 측면에나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건축에 대한 질적 평가들은 장기적으로 굉장히 긍정적인 부분이 된다. 작지만 지자체의 공공 프로젝트 몇 가지 성과들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건축이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건축가가 사회에 필요한 직능이라는 것을 보여 주기 위해 젊은 건축가 상이 그 가능성을 열어 준다 하겠다.


 
인터뷰 

1.      ‘젊은 건축가 상’이 주는 것들

건축가로서의 자각과 존재감

김현진       젊은 건축가 상으로 얻게 될 무엇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었습니다. 스스로 건축가라는 이름에 확신이 적던 때였는데, 작은 전환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죠. 저는 건축가로서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수상만으로도 원하던 것을 가졌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신인' 혹은 '젊은' 건축가라는 타이틀 그 자체만으로도 분명 매력적인 것이고, 어느 정도의 대표성과 색인이 된 정도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번의 기고강연이나 전시를 제의 받았고 프로젝트 공모에 추천을 받기도 했는데, 활동 영역은 점차 확대되는 중인 것 같습니다. 이런 점에서 7개월 간 작업했던 작품집이 일반에게는 소개되지 못한 게 아쉽고요. 비판이든 인정이든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고 보일 때, 건축가로서 더욱 맹렬히 정진할 것이고 건축의 소통 방식도 다양해질 것입니다.

유현준       저도 선배를 통해 지원을 권고 받았는데 지금까지 학위를 받고, 공모전에 수상을 하고, 건축사 자격증을 얻었다 하더라도 아직은 건축가가 되었다는 마음이 들지는 않았어요. ‘내가 건축을 계속 해도 될 만한 자격이 있을까?’하는 생각이 늘 마음 한편에 있었거든요. 그리고 제 이름으로 완공된 건축물이 생기고 나서 처음 받는 상이었고, 상의 이름 역시 젊은건축가상이기 때문에 이제야 비로소 공식적으로건축가가 된 느낌입니다. 수상으로 새로운 프로젝트가 들어오는 경우는 아직 없지만, 협회나 문화부의 디자인 자문 기회는 이전보다 더 많아졌습니다.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은 수상 이후에 알게 된 사실입니다.

최 페레이라 건축 전문 매체를 통해 작품이 소개되는 것 외에 국가 기관에 의해 인정을 받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심사 위원이 존경할 만한 건축가들이었기 때문에 동료 건축가로부터 인정받는다는 의미가 있고 기쁜 일이었어요. 작품집을 준비하며, 지난 프로젝트를 다시 돌아보고 건축가로서 우리를 다시 정의할 수 있었지요. 파스칼(Blaise Pascal)이 팡세(Pensee)에서 한 말처럼 말이죠. “누군가에게 바보라고 자꾸 말하면 그 스스로 바보라고 믿게 되는 것이 인간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에게 바보라고 계속 되뇌면 스스로 바보라고 믿게 된다(L'homme est ainsi fait qu'à force de lui dire qu'il est un sot, il le croit ; et, à force de se le dire à soi-même, on se le fait croire).“ 

조한          솔직히 상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잖아요. 저는 기성 건축가들한테 앞에 건축가라는 명함을 내밀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봅니다. 상을 받으면서 건축가의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의 의미가 크죠. 단적으로 건축가들의 모임에 가면 제 자신의 건축에 대해 얘기하는 태도가 바뀐 것 같습니다. 그 이전에는 수동적이고 누군가 먼저 물어 와야 얘기하는 식이었거든요. 제 자신을 드러내는 자신감의 원천, 그게 도움이 된 것 같아요.
다만 작품집이 비매품이라는 게 아쉽지만, 만드는 과정은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중간에 발표도 많았고, 편집 디자이너와 일대일로 토론하며 발전시키는 진행 방식도 좋은 경험이었죠. 그 과정이 제 생각들을 정리하는 작업이기도 했지만, 제 스스로를 발견해 가는 과정이었고, 좀더 다양한 방식의 소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시를 하고 나서 더욱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작업에 대한 평가

임도균-조준호     그 동안 작업에 대한 평가를 받고 설계 의뢰인들에게는 수상 실적으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을 생각했습니다. ‘젊은 건축가 상으로 실제 프로젝트 지원이라기보다는 현상설계에 지명 응모자로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수상과 지원은 별개의 문제 같습니다. 건축가로서 영광스럽습니다만, 주최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정책 마련 없이는 실제 지원은 요원하다고 봅니다. 여러 가지 지원 정책에 대해선 별로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임지택       저 경우는 신인건축상 때부터 알고 있었는데, 상에 대해서는 시큰둥해 했습니다. 왜냐면 상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고 상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서 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실무에 대해 스트레스가 심하던 때라, 사무실이 제대로 운영되고 좋은 프로젝트를 하는 게 더 낫다는 생각이었어요. 오히려 한국건축가협회에서 주는 상들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그리고 작년 임계 나이까지 2년을 남기고 수상했는데, 상을 받는 일이 부끄러운 것이더라고요. 나이가 제일 많기도 하지만, 같이 받은 분들이 연배가 어려서 약간 쑥스러웠어요. 직원들도 젊은 건축가가 아니라 중년 건축가상을 받아야 하지 않느냐 라고 하고요. 예년보다 경쟁이 치열하기도 했지만, 10년 동안 작업했던 결과물에 대한 평가라 생각해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 이상의 다른 기대는 애초에 하질 않았고 상 받은 것만으로 영광이었죠. 포천 아트밸리 공모에 추천을 받아서 당선을 했는데 고마운 일이에요.

양성구       뉴욕 젊은 건축가 상은 제가 미국으로 유학 오면서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이었습니다. 프로젝트 공모전과는 달리, 매년 주어지는 주제를 해석하고 이전의 작업들을 총체적으로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 건축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겠다 싶었어요. 물론 이미 이전에 훌륭한 건축가들이 거쳐간 자리이기 때문에 더 욕심이 났었고요.
2009
년 주제가 ‘Foresight’였는데, 제가 아직 지어지는 건축을 하고 있지 않은 젊은 건축가라는 상황에서 얘기해 볼 수 있는 특성이었습니다. 건축이 실제로 지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시작하면서 완성품 없이 경제 거래를 하지만, 경제적인 이윤의 창출은 지어지는 마지막 과정에 있는 것이죠. 건축의 근본적인 시작이 ‘Foresight’인데, 오히려 근본적인 시작들이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의 모순을 어워드 출품 시 글로 제출했었고, 그 과정과 작업들을 포트폴리오에 실었습니다. 물론 건축 프로젝트들도 넣었고요. 제가 구축되는 건축을 하는 기성 건축가가 아닌, 공모전이나 전시회 작품들을 해 오고 있는 젊은 건축가였기 때문에, 그러한 생각들이 받아들여질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실질적으로 어워드 심사에서는 이러한 생각보다는 그간의 작품들을 다루지만, 개인적으로는 건축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았습니다. 이 수상으로 미국 대학의 특강이나 크리틱으로 초청되는 경우들이 있었고, 엔 아키텍츠의 에릭 붕게의 추천으로 광주 비엔날레에 외국 건축가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양수인       저는, 뉴욕 젊은 건축가 상이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건축가들을 비롯하여 예전부터 많은 건축가들이 참여하였고, 수상자들의 작업에 흥미를 갖고 있던 터라 지원이 자연스러웠던 것 같습니다. 뉴욕 젊은 건축가 상은 전시회, 출판물, 강연회 참가 이외에 직접적인 지원이나 혜택은 없습니다. 권위 있는 상이기 때문에, 당장 가시적인 어떤 성과가 있지는 않았지만, 분명히 입지를 넓히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제 파트너인 벤자민과 사무실을 막 시작하면서 세 개의 리서치 작업을 진행한 직후에 젊은 건축가 상에 지원을 했어요. 당시 둘 다 20대 후반, 30대 초반이라 클라이언트는 없었고, 사무실 운영 자금도 넉넉치 않았어요. ‘Flash Research’라는 방법론을 고안하였는데, 석 달 안에 천 달러 이하의 예산으로 실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연구 주제의 실현가능성을 증명하는 방법이었습니다. 2006년 주제가 마침 Instability였는데 당시 우리의 상황과 잘 맞아 떨어지는 것이었죠. 우리가 고안한 작업 방식을 현대처럼 불안정한(Instable) 상황에서 반드시 많은 시간, 예산, 노력을 투자하지 않고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효율적으로 시험해 볼 수 있는 방법론으로 가치를 부각시켰습니다.

2.     ‘젊은 건축가 상’의 가능성들

자격 조건

양수인       뉴욕 젊은 건축가 상과 가장 큰 차이는 참가 자격인 것 같습니다. 뉴욕 젊은 건축가 상은 건축사 자격증을 가지고 있지 않은 젊은 건축가들에게 문이 열려 있어요. 진정으로 신선한 아이디어와 다양한 시선을 중용하고자 한다면 그 문은 넓게 열려 있을수록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젊은 건축가 상을 통해 많은 다양한 시선들이 중용되기를 바랍니다. 시상이나 상금, 전시회, 출판물을 통한 지원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최근 세곡동 보금자리 주택 공모전에서 45세 미만 젊은 건축가를 대상으로 한 섹션을 따로 진행한 것은 좋은 취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신승수       사실 젊은 건축가 상수상자들도 대부분이 해외 건축사 면허를 갖고 있는데, 현실적인 여건과 부딪히는 부분들입니다. 그런 것들은 오픈해야 할 것 같아요. 가령 네덜란드에서 주는 상이라도 네덜란드 안에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니까 벨기에 사람이 받기도 하거든요. 업역이라는 점에서 보면 울타리이겠지만, 문화라는 측면에서 보면 제한된 울타리를 치는 것이 맞는가 하는 의문이 듭니다. 사실 이번에 포천 아트밸리 경우도 지명 현상으로 진행되었는데, 수상자들 대부분이 자격 요건이 되질 않아 못 하였습니다.

프로젝트의 기회

양성구       젊은 건축가 상이 뉴욕의 젊은 건축가 상에 비해 강점이라면 그건 주최측이 훨씬 더 현실적인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특히 한국은 젊은 건축가가 활동하기에 매우 열악한 구조라 생각되는데, 대형 설계 회사와 아틀리에의 작업 자체의 차이도 적고, 아파트 문화로 소규모 프로젝트를 통해 구축을 해 볼 기회도 적어 보입니다. 또한 젊은 건축가에 대한 사회적, 문화적 기대치도 적어 보입니다. 이러한 현실적인 한계들은 유럽이나 일본에서 활동하는 젊은 건축가들의 작업량을 볼 때 매우 안타까운 부분이죠.
정부에서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선정된 건축가들끼리 초청 공모를 한다든지, 공공 프로젝트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든지, 아니면 현재 미국 대학에서 실제로 많이 진행되는 저소득층을 위한 퍼블릭 하우징 프로젝트의 건축가로 선정되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는 P.S.1과 같은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선정된 젊은 건축가들의 제안, 혹은 초청 공모를 통해 temporary event pavilion을 매년 만든다면, 젊은 건축가들의 실험과 시도를 구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고, 분명 일반인들에게도 흥미 있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건축은 심각한 학문이다, 혹은 대가들만이 논하는 장이다, 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벗어나 즐거울 수 있고 새롭거나 신기할 수 있는 패션이라 생각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관계 법령의 재편

신승수       지금은 젊은 건축가 상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당장 뭔가 나오기는 어려운데, 문화부 주관으로 한다는 게 건축사 단체들이 하는 것보다 기회나 계기들은 앞으로 분명 더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예를 들면 발주 제도를 개선하는 일들이 필요한 것이죠. 문화부에서 쏟아져 나오는 프로젝트는 굉장히 많습니다. 교부금의 형태나 지자체에서 매칭 펀드 형태로 이루어지기도 하죠. 그것들이 다 파급 효과를 줄 수 있는 것들이지만, 아직까지는 컨트롤 하고 실제 지원을 할 수 있는 행정 부서가 없습니다. 조직이 마련되지 않고 관계 법령이 정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된 것이기는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그런 움직임의 하나가 공공 건축가 풀제로 얘기되는 것으로 아는데, 많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공공 프로젝트에서 수의 계약은 공정성의 문제가 될 수 있지만,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할 수 있는 일일 겁니다. 문화부 내 공공 건축가 풀을 만들어 운영하면서 수상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죠. 그리고 현상설계에서 무지막지하게 많은 제출 서류들을 A4, A3 몇 장 정도로 할 수 있는 프로젝트 아이디어 공모 현상들도 바람직한 것들이라 생각됩니다.

건축가를 육성하는 문화

유현준       프로젝트의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고민이지요. 우리나라는 건축 프로젝트가 대형화되고 아파트 중심의 주거 문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관공서의 공공 프로젝트들은 모두가 현상설계 위주로 되어 있는데, 젊은 건축가들은 참가할 엄두도 내지 못합니다. 대형 프로젝트를 젊은 건축가들이 할 수 있는 풍토가 반드시 좋은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습니다. 다만 문제는 젊은 건축가들에게는 소형 프로젝트의 기회도 없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경우 아파트보다는 단독 주택 중심의 주거 문화이다 보니, 주택 건축에서 젊은 건축가들이 실험적이고 새로운 시도를 해 볼 수 있습니다. 건축가 입장이나 일본의 건축계로 보면 바람직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안도 다다오나 도요 이토도 젊은 시절 디자인한 주택이 발판을 마련해 준 것이니까요.

신승수       네덜란드 경우는 건축 프로젝트 말고도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여러 가지 펀드나 보조금 제도가 잘 되어 있어 프로젝트가 없으면 국가에서 생계비 지원을 해주기도 합니다. 복지국가 모델이니까 우리와는 차이가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계속 인큐베이팅을 한다는 점입니다. 유럽을 비롯해 우리가 선진적이라고 생각하는 건축 환경은 건축가가 공공적인 지식인으로 인식되고 공공이 지원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 같습니다. 아직은 국내에서 인식의 문제도 좀 있잖아요. 그런 것들이 결국은 명분이라는 것도 있어야 하고 건축가의 사회적 역할도 있어야 하는 것이라, 하나가 바뀐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닌 듯합니다. 어쨌든 젊은 건축가 상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긍정적이죠. 지금까지 지원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얘기하자면, 만들어 놓고 그걸 할 수 있는 방안이 없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3.
    
공공 프로젝트의 경험들

공공 디자인의 영역

조한          실제 프로젝트 기회를 주기 위해서 문화부에서 노력이 많지만, 제 상황에서는 하기 어려운 것들이 많아요. 학교에 있다 보니 돈의 문제라기 보다 시간, 상황 면에서 그렇죠. 대부분 제안 받는 많은 프로젝트들은 법적으로 입찰을 해야 하는 것들이 많아요.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란 생각이 들죠. 저는 작은 것들, 벤치나 키오스크 같이 수의계약으로 줄 수 있는 작은 프로젝트들이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공주시 마을회관

유현준       얼마 전까지 공주시의 마을회관을 일 년에 2개씩 디자인했습니다. 공주시는 1년에 10개씩 마을회관을 건축하는데, 이 프로젝트를 젊은 건축가들에게 위임을 하고 있습니다. 젊은 건축가들에게는 디자인을 실현할 기회가 생겨서 좋았고, 공주시로서는 신선한 아이디어와 헌신을 젊은 건축가들로부터 얻을 수 있어서 양측에 모두 성공적인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계획은 앞으로 8년 간 지속되는 것이어서 10년 후에는 공주시에 가면 장래성 있는 젊은 건축가들의 작품이 100개가 지어지는 셈이 됩니다.
프로젝트가 현상설계가 아닌 수의계약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공주 시장님의 용기가 있었던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식의 소규모 공공 프로젝트의 수의계약을 허가하는 것도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되고, 아파트 단지의 상가나 어린이 집, 지자체가 짓는 경찰서, 학교, 창고 같은 프로젝트를 건축상 수상자들과 수의계약을 하거나 각종 건축상 수상자들만 모아서 현상설계를 하는 방식들도 좋은 대안이 될 것 같습니다.

공공 인터랙티브 파빌리온

양수인       서울 상암에 인터랙티브 파빌리온이라 할 수 있는 리빙 라이트(Living Light)’를 짓는 과정에서 공공 정보에 대한 제약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리빙 라이트는 서울의 대기 질과 그에 대한 시민의 관심도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데, 서울시가 웹사이트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개하고 있는 대기 질 데이터를 사용해야 했습니다. 이 데이터를 수집, 처리, 관리하는 여러 기관과 복잡한 협의를 거쳐야 했고, 한 기관은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공원에 시선을 끄는 조형물이 작업을 통해 대기 질 데이터를 상시 공개한다면, 불필요한 민원을 야기 할 수 있다며 데이터 전달 협조를 거부했었어요. 이미 공개되어 있는 데이터인데도 말입니다. 정보의 생산과 사용에 있어서 그 주체와 방법에 대한 논의가 없이는 미디어 파사드도 결국 옥탑 광고판 정도의 역할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연구 프로젝트

신승수       사실 젊은 건축가 상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새건협 활동도 하고 있었고, 주변 분들을 통해서 계속 얘기를 듣고 있었어요. 새건축사협의회에서 운영하던 신인건축상이 문화부 주관으로 바뀐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취지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편이에요. 문화부에서도 실질적인 지원이 되기 위해서 계속 움직임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 경우는 문화부에서 하는 '지역 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문화예술창작벨트 조성 사업'의 추진 위원을 했었습니다. 문화부에서는 프로젝트로 지원을 하려고 했는데 여의치 않으니까 젊은 건축가들에게 자문의 기회를 준 것으로 알아요. 제가 역할을 했다고 한다면, 포천 아트밸리를 발주하는 방식에 대한 자문과 지원을 도와준 적이 있어요. 현상설계에는 자격이 되질 않아 하질 못했죠.

행복한 학교 만들기

임지택       문화부에서 자율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하나 있습니다. 행복한 학교 만들기 운동인데, 저도 제의를 받았어요. 김현진 선생님과, 2008년에 수상하셨던 윤웅원 선생님도 하시지요. 학교마다 있는 공간적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인데, 버려진 공간이나 잘 쓰이지 않는 공간을 찾아 학생들의 문화공간으로 만드는 겁니다. 문화부에서 5천만 원을 지원해 주고 기부나 기업체의 후원, 지자체의 도움을 받아서 진행합니다. 하다 못해 화장실도 고치고 갤러리 같은 것을 짓기도 하는데, 저는 여자 중학교에 현대적 개념의 마루를 하나 제안했어요. 건물과 건물 사이에 학교의 작은 마당이 하나 있었는데, 아이들이 맨발로 왔다 갔다 하더라구요. 거기에 마루를 깔아 학생들이 쉬고, 만나고, 쓸 수 있는 곳으로 바꾸는 제안을 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무용실을 원했는데, 교과목실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교사들도 문화적으로는 낯설어 하면서도 건축가의 제안이 레벨이 다른 것이다, 라고 생각하셨죠. 다들 좋아하는 것을 보니 좋은 것이죠.

독거노인 주거 짓기

임지택       그리고 2008년에 학생들과 독거노인 주거 짓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젊은 건축가 상을 지원할 때도 자신 있게 프리젠테이션 했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강원도 인제군의 두 마을에서 진행되었는데, 매일 밤 12시 인제에서 출발해 오전에는 서울에서 일을 보고, 다시 낮 12시에는 인제로 떠나 저녁부터 일을 했어요. 한 달 동안 했는데 무척 피곤한 일이었죠. 그때 학생들과 건축에 대해 얘기하고 작업했던 것들, 밤에 설계하던 기억들이 훨씬 소중하고 지금의 밑천이 되는 것 같습니다.
10
년 전부터 철암 지역에 주대관 소장님과 함께 도시건축작업을 시작하면서 지자체의 여러 사정을 알게 되었죠. 지방으로 갈수록 재정이 열악하지만, 사실 전문가는 더 많이 부족합니다. 일이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일 수 있어요. 돈이 되지 않지만 가치 있는 일들은 널려 있거든요. IMF가 막 시작되던 시기에 저도 자포자기하고 굉장히 힘들었는데, 태백 일이 아주 큰 것이었어요. 그때 했던 여러 가지 경험들로 웬만한 일에는 상처를 받지 않게 된 것 같습니다. 구조나 체제에 비판이 필요하지만, 자신을 키우는 데 도움되는 일을 찾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4.
    
젊은 건축가들이 해야 할 일

전문가로서 역할

조한          어느 순간부터 서울시건축상이 한국건축가협회상보다 더 권위 있는 것처럼 되고 있는 걸 봅니다. 국토해양부나 서울시 차원에서도 문화로서 건축에 대한 의지가 필요하겠지만 전문가 집단의 노력이 더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미국건축가협회가 로비스트를 고용해 건축가에게 도움이 안될 법안들만을 공격해서 부결시키고 제한하고, 의회에 상정돼 있는 법안 중에 통과된 법안과 부결된 법안에 대해 끊임 없이 안내하고 홍보를 합니다. 대단한 조직이죠. 한편으로는 얼마 전 건축3단체 통합이 무산된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 건축3단체 통합이 정부 구조가 통합되고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계기일 수 있다는 점입니다. 정부 조직이 업그레이드가 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문화적 풍토나 건축계 구조가 미국이나 유럽과의 차이를 인정하지만, 아쉬운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김현진       사실 어느 건축상이든 건축 문화의 저변 확대는 상의 목적에 늘 존재합니다. 저는 공공기관에서 특히 하나의 직업군에 대한 이러한 관심과 지원은, 단기간 가시적 성과에 목맬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에서는 놀라운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 현재 상황의 극복과 다음 세대를 위한 준비가 우리 스스로에게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문화로서 디자인과 공간의 문제에 합리적인 자신의 목소리를 가질 수 있어야 하며, 성숙한 사회에 필요한 정책의 제안이나 어떤 부분과도 소통할 수 있는 전문성과 유연함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양수인       제 경우는 한국의 건축과 도시에 대한 약간은 다른 시각을 제시하려고 합니다. 콜럼비아 대학원에서, 지난 학기 안양시 호계동 주공 2단지 아파트의 재건축 제안에 대한 디자인 스튜디오를 진행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 나라의 노령화, 아파트 미분양 사태, 주택시장 침체, 재건축 사업의 그릇된 환상과 그 극복 방안에 대해 5개 국에서 모인 학생들과 작업하면서, 그들의 무지하고 신선한 시각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은 네이버 파노라마를 통해 안양의 지리를 익혔고, 시청의 GIS 시스템을 통해 안양의 도시 상황을 배웠으며, 다음 부동산 정보와 구글 번역기로 재건축과 부동산 가격을 조사했어요. 그들의 무지하고 신선한 시각이 많은 도움이 되었으며, 반드시 한국적이지는 않은 제안들이 굉장히 재미있고 용감한 한국의 해법이었던 것 같습니다. 뉴욕에서 전세계 학생들과 연구 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한 지속적으로 한국의 도시와 관련된 작업을 해보려고 합니다. 다양한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제가 한국의 건축/도시와 발전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독특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공공에 대한 관심과 노력

임도균 조준호    젊은 건축가로서 기존의 건축 경향을 넘어 새로운 건축을 추구하고자 하며, 창조적이면서 고유한 어휘, 사고 방식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을 합니다. 그리고 그 고민들을 실현하고 재고찰 할 수 있는 기회들이 계속 주어지기를 노력하지요. 또 도시, 혹은 자연 등 건축물이 놓이는 환경과 조응되는 건축 공간을 구축하고자 노력하며, 건축물이라고 볼 수 없는 소위 공공 디자인분야에 새로운 관심을 갖게 됩니다.

조한          현대 사회에서 건물이 건축주 만의 것이 아니잖아요. 임대 건물은 임대자들의 것이기도 하고, 특히 공공 건축물은 대중이란 존재가 있죠. 문화적인 측면에서 건물을 생각하면, 그 건물이 뭔가 새로운 얘기를 만들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봅니다. 소통의 방식과도 연결이 되는 것 같은데요, 작품뿐만이 아니라, 말로도 하고, 글로 하고, 전시도 하고, 출판도 하는 작업들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제 경우도 작품을 천천히 하는 이유가 온갖 아이디어를 해보는 것도 있지만, 건축 철학을 만들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건축 철학을 소극적으로 이해하면 나의 건축관 정도인데, 제가 학교에 있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죠. 특히 학생들을 통해서도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을 많이 느낍니다.

신승수       건축 문화를 대중화 하는 일은 중요한 작업이지만, 제 몫은 아닌 것 같아요. 대중화라는 것은 그만큼 백그라운드가 있어야 할 거에요. 아주 비근한 예로, 우리는 건축국이 없잖아요. 심지어 미술의 한 분야로 국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말이죠. 집 짓기 운동을 하는 분들부터 엘리트 건축을 하시는 분들, 저희 같은 모듈러 무인양품 건축을 하는 분들, 그런 것들이 다양하게 많이 있을 때가 저변 확대인 것 같습니다. 제가 보는 시각으로 가장 빨리 변화시키는 것은 정책인 것 같아요. 그게 갖춰지지 않으면 허황된 얘기라는 생각이고, 제 경험을 밑천으로 제가 할 수 있는 것 또한 제도적이고 정책적인 구조를 만들고 조직하는 것일 겁니다. 사무실이 또 그것을 표방하고 있고요.
제 경우는 항상 프로젝트마다 어떤 가능성을 만들어줄 것인가로 관심이 이어지는데, 그럴려면 한계 상황을 정확히 아는 게 중요합니다. 프로젝트를 통해 굉장히 싸게 짓는 공법을 연구한다면 빌딩 코드, 법과 제도 같은 것을 중요하다고 보는 것이구요.

임지택       실천적인 방안을 찾자면 사실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자본주의 체제와 자유경쟁 체제로 완전히 돌입을 했잖아요. 이 단계에서 할 수 있는 것은 경쟁을 공정하게 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결국엔 싼 값에 좋은 것을 제공하는 사람이 이기는 것입니다. 이 구도에서 경쟁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저는 경쟁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 경쟁은 이미 대기업에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방법은 거기서 나오는 거에요.
건축가를 전문가라고 하지만 전문 지식도 부족하고 또 그만큼 정당한 요구를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노력을 잘 하지 않습니다. 사회에 헌신하고 필요한 존재로 인정받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할 수 있으면 젊은 세대 건축가들 중심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내려와서 사회와 소통하는 구조 속으로 들어가는 게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건축가들끼리 얘기보다는 사회가 어떤 얘기를 하는지, 말을 들어주는 게 필요하고, 사회에 대해서도 얘기해야 할 것입니다. ‘젊은 건축가 상이 그런 통로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생각합니다.

 

이 인터뷰는 여러 상황에 따라 대면 인터뷰와 서면 인터뷰를 병행하면서, 모두 개별적으로 진행되었다. 또한 인터뷰이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좀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공통된 주제로 재구성하였으며, 압축하는 과정에서 과감한 편집이 있었음을 밝힌다.

 

 


-------------------

건축가 소개


김현진은 1969년 생. 프랑스 건축사 D.P.L.G. 현재 SPLK 건축사사무소 대표, 경북대학교, 영남대학교 건축학부 겸임교수이다. 경북대학교 건축공학과와 프랑스 파리-라빌레뜨 국립건축대학을 졸업했으며, 쟝 피에르 뷔피 건축사사무소, ()동우 E&C에서 실무를 하였다. ‘동성로 공공디자인개선사업사무국장과 2008 대한민국 건축문화제 공동 마스터 플래너 등을 맡은 바 있다. 한미 문화예술회관 및 박물관(KOMA) 국제현상설계에 당선했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2009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하였다.

신승수는 1972년 생. 네덜란드 건축사. 현재 디자인 그룹 오즈 소장, 서울대학교 설계 스튜디오 튜터, 성균관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사, 석사, 베를라헤 건축대학원 석사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동부건설, ㈜김이종합건축사무소, ()아름건축사사무소에서 실무를 하였고 국제적 수준의 건축사 양성을 위한 예비건축사 실무수련 프로그램 개발 연구’, ‘건축사등록원 설립 방안 연구를 수행한 바 있으며, 주거용 모듈러 건축물 평면 및 디자인 개발과 판교 타운하우스, 평창동 타운하우스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젊은 건축가 상수상하였으며, 2010년 베니스 비엔날레 참여작가 겸 부 커미셔너로 활동하고 있다.

양성구는 1977년 생. 고려대학교 건축공학과와 하버드 건축대학원에서 수학했다. 스위스 헤르족 엔 드뫼론과 미국 마차도 실베티에서 실무를 익혔다. 학부시절 7인 공동으로 ‘A-GENE-DA Group’을 만들어 매년 전시회를 열고 있으며, 그의 개인 작업은 에테르 쉽을 통해 진행된다. 2006년 세계건축가협회주최 국제공모전 ‘Celebration of Cities 2’에서 전문가 부분 대상을 수상하였고, 같은 해 이탈리아 아벨리노 건축협회로부터 ‘Architect Utopia in the Digital Age’ 전시회 초청 작가로 선정되었으며,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작품을 전시하였다. 2007년 미국건축가협회 보스톤 건축협회에서 주관한 ‘Unbuilt Architecture Design Awards’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2008 MIT 뮤지엄 ‘Art / Design / Technology’ 전시회에서 초청되어 작품 전시를 하였고, 2009년 뉴욕 건축 연맹이 수여하는 뉴욕 젊은 건축가 상에 선정되었으며, 2009년 광주 비엔날레 초청작가로 선정되었다.

양수인은 1975년 생. 2004년부터 데이빗 벤자민과 함께더 리빙을 결성하여 운영 중이며, 현재 뉴욕의 프랫 인스티튜트와 콜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에 출강 중이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와 뉴욕 콜럼비아 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다. ‘더 리빙은 오픈 소스적인 실험과 다양한 협력 작업을 통해, 손바닥만한 인터 페이스부터 도시 블럭 단위의 건물까지를 디자인 하며, 현재 미국 뉴저지에 15,000평 규모 주상복합 건물 설계를 비롯하여 시민들에게 수중 생명체의 존재와 수질의 변화를 알려주는 은은한 빛의 구름을 뉴욕의 강에 띄우는 등 다양한 작업을 진행 중에 있으며, 서울 상암에 ‘Living Light’와 뉴욕에 Amphibious Architecture등의 작업이 있다. 2006년 뉴욕 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하였다.

유현준은 1969년 생. 미국 건축사. 현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조교수 및 Hyunjoon Yoo Architects 소장이다. 연세대학교 건축공학과 졸업 후, M.I.T.와 하버드에서 석사를 졸업했다. 리차드 마이어 뉴욕 사무소와 M.I.T. 건축연구소에서 실무를 했다. BSA Unbuilt Architecture Award 국제 현상설계에서 동시에 1, 2등 수상을 비롯하여 5개의 개인 작품이 국제현상설계에서 당선된 바 있다. 재미시절 작품으로 ‘Ara Pacis Museum’, ‘165 Charles Street Apartments’, ‘Gushigawa Orchid Center’ 등이 있고, 귀국 후 ‘Floating House’, ‘Green Weaving 푸른솔 골프클럽하우스’, ‘고리원자력 발전소 신사옥, ‘강북삼성병원 건강검진센터’, ‘테마동물원 쥬쥬가 있으며, 저서로는 <현대건축의 흐름> <모더니즘: 동서양문화의 하이브리드>가 있다. 2009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하였다.

임도균은 1969년 생. 한국 건축사. 현재 건축사사무소 루연의 공동대표이자, 명지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이다.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학사, 석사를 졸업하고 ()현대건설 기술연구소 건축계획팀, ()다울건축사사무소, College of Architecture, Illinois Institute of Technology에서 실무를 했다. 조준호는 1970년 생. 한국건축사. 현재 건축사사무소 루연 공동대표이며, 서울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였다. 종합건축사사무소 오성, ()일건씨앤씨 건축사사무소, ()동방엔지니어링 종합건축사사무소, 건축사사무소 건축포럼에서 실무를 했다. ‘나라말 사옥’, ‘파주 산남리 주택등이 작품으로 있으며, ‘2009 헤이리 지명건축가이고 제27서울특별시 건축상비주거 부문 우수상과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 제 1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한 바 있다.

임지택은 1965년 생. 독일국가공인 건축사. 현재 한양대학교 조교수이다. 한양대학교 건축학과, 독일 베를린 국립 공과대학교 건축대학을 졸업하고 ㈜종합건축사사무소 무영, ㈜건축사사무소 경건축, ㈜이애오건축사사무소 소장으로 건축작업을 해왔다. 주요 작품으로 남해 숲속수련원, 신사동 Mano 사옥, 녹번동 주택, 서화리 독거노인주택1,2, 두포리 주택, 평창동 주택 등이 있으며, 화성 동탄지구 시범단지, 포천 아트밸리 교육전시관 현상설계 당선된 바 있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제 2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하였다.

조한은 1969년 생. 미국 건축사. 현재 홍익대학교 건축대학 교수이자, HAHN Design 디렉터이다. 홍익대학교 건축학과와 예일대학교 건축대학원을 졸업하였다. VOA Associates, Perkins & Will Inc., Solomon Cordwell Buena & Associates, Inc. 에서 근무했다. 주요 작품으로 M+, P-house, J-house, Loyola University Museum of Arts, White Chapel 등이 있다. ‘The Ecological Paradigm in Architecture’, ‘건물 통합형 태양광 시스템의 건축 디자인 적용 방법 연구’, ‘원불교 교리의 현대적 건축 구현 방법 연구등의 주요 논문을 발표하는 등 다양한 생태철학 기반의 건축디자인 철학 및 방법론을 연구하고 있다. 2009년 대한민국건축 문화제 MP로 활동하였고, 친환경건축설계아카데미 패시브 설계(Passive Design)’ 코디네이터이기도 하다. 그린빌딩 인증 전문가이다.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 제 2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하였다.

최성희는 1969년 생. 프랑스 건축사. 현재 로랑 페레이라와 최페레이라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주거환경학과와 프랑스 파리 라 빌레트 국립건축대학을 졸업하였다. 로랑 페레이라는 1970년 생. 생 뤽 건축 대학 졸업 후, 아뜰리에 쟝 누벨, 한양대 초빙교수를 거쳐, 현재 숭실대 건축학과 교수이다. 최페레이라는 2005년 서울시와 UIA(세계건축가연맹)가 주최한서울 공연예술센터 국제 아이디어 설계경기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주목 받기 시작하였으며, 이후 도시와 건축 설계에 정진하고 있다. 첫 주택설계 작품고질라 2009년 서울시 건축상, 한국건축가협회엄덕문 상’, 문화체육관광부 제 2젊은 건축가 상을 수상하였고, 2010 하버드 대 한국건축특별기획전에 참여했다.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