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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빈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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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예씨 2008. 11. 25.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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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 밖을 떠돌던 겨울 안개들아

아무 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기형도, 빈 집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 잘 있으라고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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