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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실/집

건축가 서승모가 생각하는 집

 

택지개발지구의 주택

최근에 택지개발지구로 조성된 마을이 많이 드러나고 있는데요. 판교 지역의 집들은, 모양이 조금 네모난 돌, 삐죽한 돌, 둥근 돌 정도의 느낌이랄까요.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덩어리나 구성이 비슷하고, 외장재도 노출콘크리트, 나무, 징크, 스터코 정도에요. 내부공간도 빡빡하고요일단 밖(혹은 가로)으로 열린 집은 문을 닫고 살고, 안에서 밖을 보면 좋을 게 있을까 싶어요. 건축가들이 역량을 발휘하기에는 법규나 규제들이 까다롭지요.

 

마을과 주택, 도시와 주거

저는 일본 무인양품이 만든 마을같이, 전체가 통일성 있는 느낌을 주면서 집들은 조금씩 차이 나는 게 낫다고 생각하죠. 유럽의 도시들도 많이 얘기하는데, 전체 느낌이 비슷비슷하면서 조금씩 다르죠. 하지만 근본적으로 유럽과는 차이가 있고요. 유럽의 도시와 건축에는 좋은 돌이 앉아 있는데 시간이 묻어나는 자체로 힘이 있는 것이랄까요. 한국의 도시는 유럽의 도시가 아니고, 또 한국은 유럽이 될 수가 없어요. 만약 롤 모델을 찾아야 한다면 도시의 조직이 없는 곳이 될 거에요. 예를 들면 일본이거나 지금 부서지고 있는 중국이거나, 미국이거나겠죠한국에서 좋은 마을이나 도시를 만드는 것에는 건축가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봐요.

 

좋은 집

저희 사무실을 찾는 고객층은 저희 작업에 대해서 어느 정도 미리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은데, 어느 정도 경제적인 능력도 있는 분들인 거 같아요. 저희 작업이 비교적 건축주의 취향도 있어야 하고 시공비도 바탕이 되어야 하는 편이라 그런 것 같은데요.

저희가 생각하는 집 짓기는 건축주도 취향이 있고 저희도 취향이 있어서, 그걸 맞춰 나가는 것이면 좋다고 봐요. A건축가를 좋아하는 사람부터 Z건축가를 좋아하는 사람까지 있을 수 있는 거죠. 자기 취향이 없는 상태에서 소위 유명한 건축가들만을 만나면서 고르다 보면, 결국 설계비가 제일 낮은 건축가를 고르기 십상이죠.

그리고 집은 건축주들이어떻게살고 싶은가, 하는 점도 중요하지만, 이미어떻게살고 있는 사람들의 자기 생활이 정리되고 있는 곳이기도 해요. 수납이나 주방 동선 같이, 현실적인 것을 알아야, 건축가로서 제안할 수 있는 것들을 납득을 할 수 있는 것이고요. 그렇지 않으면 건축주가 살면서 고치게 되거든요.

 

투명한 공간과 시선

저희가 설계한 집에 대해, 많이들 심플하다 라고 말씀하시는데요. 심플한 공간은 제가 체험한 스케일과 빛의 강도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빛이 창을 통해 들어오면서 생기는 강한 그림자와 음양 대비 보다는, 빛이 여러 군데에서 들어와 산란이 되면서 만드는, 뽀얀 느낌인데요. 저는 그것을 좋아해요. 제가 사는 집도 중정이 하나 있는데, 바닥재를 밝은 것으로 썼어요. 중정으로 들어온 빛이 바닥 위로 떨어져 다시 반사되면서 중정 안에서 산란이 돼요. 그것을 제 식으로 표현하자면 "투명한 공간"인데요. 주택에서 "투명한 공간"은 온기가 있어 보이거든요. 아마 공간에서 제가 제일 중시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빛이 들어오는 창이 적어도 두 군데 이상이 되곤 하죠.

그리고 저는 밖에서 안을 보는 것보다, "안에서 밖을 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요.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이 다소 스케일감이 맞지 않는 느낌일 수 있다면, 안에서 밖을 봤을 때 좋은 게 훨씬 좋아요. 밖에서 보이는 것은 멋을 부릴 필요도 없고 평범해도 괜찮다 생각하고요. 도시와 자연 속에 긴장감을 주는 매스가 하나 툭 하고 던져져 있는 느낌 정도면 좋을 거 같아요. 안에서는 위치에 따라 다양하게 보이는, 내가 계속 있어도 편안한 느낌이면 좋겠고요. 특히 안에서 봤을 때 창의 높이나 크기라던가, 빛이 두 군데 이상은 들어와야 한다던가, 이 벽은 길어야 한다던가, 라는 식으로 건축주와는 얘기를 나누게 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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